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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있는공간/의식

(펌) 어느 아나운서의 글

루디아둥지 2009. 6. 22. 13:33

  굳이 아나운서의 이름을 안밝혀도

글쓴 분의  마음이 절절이 묻어 있습니다.

드러내면 다가올 불이익이 두려워서

표현은 못해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마음 이리라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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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그 아름다움
(KBS / 어느 아나운서 / 2009-06-19)

 

말할 수 없이
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사법고시에 합격해서도
상고출신이라서, 아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웠다 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서민출신이라, 비주류 출신이라 무시당하고 외면당했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건만
알아주는 사람 없이
참으로 외로웠던 삶이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기댈 학연도 지연도 없다는 것.
조직적인 기반이 없다는 것,
자신을 지켜주는 권력이 없다는 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그는 꾸밀 줄 몰랐고, 솔직했다.
그럼에도 그는 당당했고,
그럼에도 그는 넉넉히 웃었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프고, 서럽고, 안타깝다...
말할 수 없는 커다란 아쉬움이 가슴을 떠나지 않는다.

 

국민들의 가슴에 시퍼런 멍자국을 남기고 간 사람.
대통령이 되고서도 권위를 내세울 줄 몰랐던 사람.

그가 스스로 무너뜨린 권위의 벽 덕분에
아무 술자리에서나 '노무현'이름 석자가 쉽게도 나왔고
아무에게나 욕도 참 많이도 먹었지만.

그만큼 친근했던 대통령,그만큼 인간적인 대통령,
그만큼 사람냄새 짙은 대통령은 없었다.

 

정치 권력 돈 , 그것들을 모두 떠나
그의 인생과 성품은
4월의 벚꽃처럼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그리고 4월의 벚꽃처럼 그렇게 외롭게 져버렸다.

사람과 사람.
그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서서 사람을 추억한다.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나면
진실했던만큼.
딱 그만큼만 기억될 것인데
그의 소탈하고 넉넉한 웃음이 벌써 어른거린다.

아무리 그의 죽음에 의미를 붙인다고 하여도
그의 죽음은 슬프다.

 

그가 미처 받고 떠나지 못한 사랑이 아쉽고 슬프다.
그에게 미처 듣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쉽고 슬프다.
그래서 가슴이 많이 아프다..

꽃처럼 아프게 피어나, 꽃처럼 아프게 진 사람.
사람이라는 ,
그 아름답고 서러운 존재에 눈물이 흐른다.

그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