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하기
4월의 마지막 날, 여기는 서초역입니다.
서초역을 나서면 대법원이 있고 얕으막한 경사를 따라 대검찰청 그리고 서초경찰서가 이어집니다.
오늘, 노짱님이 이곳에 오십니다. 서울에 오시는 것은 봉하 귀향 후 두 번째죠.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우리는 대법원 앞 보도블럭 위에 노짱님을 맞이할 노상캠프를 차렸습니다.
대검찰청을 마주보고 정문 우측은 아침잠 없는 우파 노인네들이 일찌감치 장악하셨습니다.
상처입은 영혼으로 불러드리기에는 좀 많이 연로하신 분들...
우리 자리는 대검찰청 좌측입니다. 서초역 출구부터 대검찰청 정문까지.
나중에 보니 일부 언론에서, 폴리스라인을 비무장지대로 해서 '친노좌파 대 반노우파'(?)가 대검찰청 앞을 양분한 그림이었다 하더군요.
어떻든 노짱님도 이 교차로를 지나가실 것이고 서초역을 나서는 노빠들도 이곳에서 맞이해야 하기에, 오늘 노짱님과 노빠들을 위한 우리들의 마중캠프는 여기입니다.
노란 풍선줄과 펼침막 아래 풍선 불기가 한창입니다.
늘 그러는 것처럼... 시키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저 반갑게 눈인사와 목례를 나누었나 싶으면 저마다 자리에 앉아 손에 잡히는 데로 묶고 불고 매고 합니다.
언제나 우리 사이를 확인시켜 주는 신분증은 오직 노란 풍선더미, 그것뿐입니다.
나누어주는 사람도 나누어받는 사람도 따로 없습니다.
속속 도착하는 사람들마다 노란 풍선과 리본을 자연스럽게 집어들며 지나갑니다.
준비한 피켓은 꺼내들고 집어든 피켓은 가슴과 등에 붙이면서...
무전기와 리시버로 무장한 몇몇 분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며 교대로 와서 묻고는 합니다.
서초서 정보과장이라는 분도 있고 검찰청 경비과장이라는 분도 있네요.
'어디서 오셨나요?' '인터넷 보고 왔는데요'
'몇 명이나 오시나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근데 우리는 다들 생활인들인지라 아마 점심시간이 되면 제법...'
'풍선하고 현수막은 몇 개 준비하신 거죠?' '글쎄요... 그것도 각자 가져오는 거라서 몇 개인지는 누구도 알 수가...'
때마침 어떤 여자 두 분이 노란 리본 한 무더기를 놓고 가며 한 마디 합니다.
'부산에서 가져온 깁니더!' '아~ 네 수고하셨어요~'
아직도 가지 않고 있는 경찰 나으리, 짜증난다는 듯... 하지만 어색한 미소는 잃지 않으며 또 질문합니다.
'대표가 누구에요?' '그런 거 없는데요'
그쯤에서 물러가는군요... '원래 이 사람들은 각자가 다 대표라고들 하지...' 구시렁거리면서...^^
서초역에서 검찰청까지 노란 풍선의 꽃길이 완성되었습니다.
제법 많은 수의 풍선입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길게 매어 놓은 노란 리본들이 함께 출렁이구요.
펼침막은 서프라이즈와 시민광장에서 준비한 것 말고도 노삼모, 사람사는세상, 그리고 소속을 알 수 없는 신원미상(?)의 노빠들 것까지 아주 다채롭습니다.
경찰들이 펼침막 밖 도로 쪽으로 폴리스라인을 만들면서 잠시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우리 요구는 '경찰들아, 펼침막 가리지 마라' 이건데... 결국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풍선길 안쪽으로 만드는 걸로 신사협정을 맺었습니다.
시청 앞 서울광장의 경찰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 정말 뜻밖이더군요. 종로서 남대문서 같으면 어림 없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로 말이 통하고 있었던 것이죠.
노빠들의 거리가 완성되어 갈 무렵,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길 중간 쯤에 물에 담긴 노란 장미 한 양동이가 놓여 있습니다.
리본을 묶으면서 한 송이 집어들고 보니... 오늘 아침 봉하 장미와는 다르게 가시가 없습니다.
노짱님의 고난이 끝나가나 봅니다.^^
피켓
기자 분들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꾸만 '친노 대 반노' 하시는데... 그게 아니고요... 이거 '한일전' 입니다. 숙명의 국가대항 라이벌전 정도로 해주세요. 한국의 기자라면 당연히 조국을 응원해 주시고요.
당신과 있을 때 국민이 대통령이었는데... 지금 국민들은 이렇게 거리로 내몰려 있습니다.
2009년 대한민국... 현실이 아니라 차라리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5년 전, 노짱님 탄핵 때와 지금을 비교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은 지금이 훨 더 서럽다는 것이죠.
솔직히... 무엇이 더 서러운 것인지 비교할 일은 아니겠으나, 지금 당신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을 버려달라 하시기에 그렇겠지요. 도덕적 허물이 뼈아프지만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법적 허물을 뒤집어쓰며 이렇게 모욕을 당할 수는 없습니다. 서럽습니다.
오시는 길
그분이 오십니다.
솔직히... 끝까지 설마 설마 했던 것인데... 정말 이곳에 오셨습니다.
이렇게 들었던 풍선이 아니고 이렇게 외치던 그분의 이름이 아닙니다. 우리 대통령님이십니다.
어느새 닫혀있던 철문이 열리고 그분이 타고 계신 차가 미끄러져 들어가자 마자 다시 철문이 굳게 닫힙니다.
'철커덩' 하는 소리가 가슴을 서늘하게 때립니다.
그대로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그렇게 그분이 들어가신 후 우리들은 모두 대검찰청 담장에 매달렸습니다.
못다 부른 그분의 이름을 계속 외치면서 노란 풍선과 장미를 담장 창살 안으로 던져 넣습니다.
이게 정말 현실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한바탕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배웅하기
지금부터는 그분을 보내드릴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분이 계시는 내내 이곳에 함께 있기로 하였기에 아마도 제법 긴 시간이 될 듯 합니다.
마중캠프는 이제 배웅캠프가 되었습니다.
풍선을 묶던 모두의 손길은 어느새 촛불을 만들고 나누는 손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분이 들어가신 후... 한 동안 망연자실하게 그곳을 쳐다보던 많은 분들이 '이따가 다시 만납시다' 인사를 나누며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동원근무(?)를 모두 마친 듯... 노인양반들은 모두 퇴청한 대검찰청 앞 거리의 오후는 평소의 한적한 모습을 되찾은 듯도 합니다.
대검찰청 담장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있는 노짱 지킴이들과, 천천히 거리를 오가며 노짱님 배웅 준비에 여념이 없는 노빠들 모습만이,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에도, 그분이 계신 대검찰청에도... 어느새 어둠이 찾아들 무렵. 그들의 토끼몰이가 시작되었습니다.
현수막, 피켓, 풍선, 촛불... 다 떼어내고 우리들은 모두 여기서 없어져 달랍니다.
서초역 출구부터 대검찰청까지 닭장차로 빼곡히 틀어막는 '명박산성' 쌓기 신공이 여기서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생중계는 끝났으니 됐다 이건가요? 이렇게 하면 국민들한테 이곳이 가려집니까?
이건 뭐... '닭대가리' 정도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꿩대가리'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마땅히 인권과 양심, 사법의 보루가 되어야 할 대검찰청과 대법원입니다.
닭장차 말고는 자신들을 지킬 것이 없는 그들이 차라리 안쓰럽기조차 합니다.
한심합니다. 정말 수준이 맞지 않아 대한민국 국민 해먹기가 너무 힘이 드네요.
'노무현이 그렇게 무섭더냐'
참여정부와 함께 끝난 줄 알았던 '노무현 죽이기'가 이명박 정부에 의해 다시 시작되었을 때, 그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노무현의 싹을 자르고 노빠들의 씨를 말리려 합니다. 왜 그럴까요? '무서워서!!!' 그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스스로 내려오던가...
어이가 없는 건... 우리는 오늘 시위를 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이명박을 죽이러 온 것이 아니라 노무현을 지키러 온 것뿐입니다. 그분의 검찰 가는 길을 막아서려 하거나 검찰을 타도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분이 계시는 동안부터 가실 때까지 이곳을 말 없이 지키며 함께 하고자 했을 따름입니다.
한참을 싸웠지만... 더 이상은 뉴스화면에서 우리를 지워버리기로 이미 작정한 그들... (치졸한 모욕공작의 후폭풍을 그만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죠.) 민심의 변화 앞에서 동물적으로 후달리고 있는 그자들... 어쩌겠습니까?
노짱님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그냥... 수준 맞춰주기로 합니다.
풍선과 현수막을 떼어들고 모두 말 없이 대검찰청 맞은 편 길로 건너갑니다.
내려온 길을 뒤로 하고 다시 건너 길로 올라갑니다.
이 굴욕감... 그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고 서로 위로하면서...
그곳에는 폐쇄된 모델하우스가 하나 있더군요. 쉽게 말해서 임자 없는 터...
풍선과 현수막을 옮겨 맨 후 모두 그곳에 말 없이 촛불을 켜고 앉았습니다.
이렇게 있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장면이 불법 폭력시위 현장의 모습으로 보이십니까?
이분들이 이명박과 떡찰을 타도하러 나온 전문 시위꾼으로 보이는 분 혹시 계십니까?
어떤 분이 급히 샌드위치를 만들어 오셨습니다. 완성품을 사온 것이 아니고 족히 100명분의 샌드위치 재료를 손수 만들어 오셨습니다. 그 밤... 가장 인기 있는 먹거리였죠.^^
김밥과 생수도 도착했습니다.
가진 도구라고는 작은 버너와 코펠... 달랑 하나 뿐인 '촛불다방'도 차려 놓고 미지근한 커피를 나누어 마시며 그렇게 있었습니다.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는 분, 촛불 하나로 몸을 밝히며 조용히 책을 읽는 분...
모두 그냥 그렇게 있었습니다.
때때로 맞은 편 대검찰청 방마다 밝혀져 있는 불빛을 바라보면서... 당신이 계신 곳은 어느 방인지 가슴 시리게 헤아려보면서... 그렇게 있었습니다.
통기타를 매고 온 어떤 분의 입에 맞춰 간간이 노래를 따라부르곤 했지만... 우리에게는 앰프는 커녕 손마이크 하나도 없었고,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줄까 싶어 인도에서도 멀찍이 떨어져서... 그냥 그렇게 앉아 있었을 뿐이지요.
오히려 인도를 봉쇄하며 끊임 없이 토끼몰이를 반복하는 쪽은 그들이었죠.
경찰 쪽에서 마이크로 몇 차례 경고를 보내는가 싶더니... 순간적으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연행
또 한 번 그들의 수준에 맞춰주기로 하여... 이제 산보 모드로 바꾸자고 다들 자리를 일어서고 있는 즈음... 느닷 없는 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앉은 채로 들려가는 사람... 주변 쓰레기를 정리하다가 끌려가는 사람...
남자들 먼저... 뒤 이어 여경들이 들이닥치더니 이번에는 여자들까지...
이명박이 그런다죠... 촛불만 봐도 경기를 일으킨다구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도 자신이 없습니까? 그냥 평화롭게 앉아있는 고작 기백명의 노빠가 그렇게 무서워요?
최소한의 매너도 없습니까? 전쟁터라 할지라도 전방과 후방이 따로 있고 전투병과 민간인은 구별합니다.
'그렇게 후달리면 차라리 뒈지시던가'
맞은 편 도로에서는 아예 이렇게 했다더군요.
촛불 하나 밝혀 놓고 혼자 책을 보고 있는 청년을 빙~ 둘러싸고 있는 저 견찰들...
이거야 원 망연자실도 이쯤 되면 사치입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가시는 길
그때부터 한참... 제법 찬 바람이 불어대는 대검찰청 앞 거리를 몇 명씩 무리를 지어 그저 서성대며 돌아다닙니다.
가만히 모여 있거나 앉아 있으면 불법시위라고 하니까요.
정말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습니다.
어떻게든 그분이 나오실 때까지 살아 남아서 연행된 분들의 몫까지 대신하여 남은 우리들이 그분을 배웅해 드려야 합니다.
어느덧 자정이 가까워 옵니다.
조사가 모두 끝났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하나 둘... 대검찰청 정문 맞은 편으로 모입니다. 그때까지 살아 남아 있는 풍선과 현수막을 모두 떼어들고...
이미 모두 흩어진 거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모이고 보니 제법 됩니다.
서로 찬바람 가려줄 만큼은 충분하고 노짱님이 나오실 때 그분의 눈에 보여드릴 만큼도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 기습연행의 학습효과 때문에 솔직히 조금 겁먹었었지요.
연행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것조차 못하게 하면 정말 어이없어서 어떡하나... 그런 거...^^
거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경찰들이 당황한 듯 우리 앞을 곂곂이 막아섰지만, 다행히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더는 꿩대가리 짓을 안하더군요.
오죽하면 나중에는 우리들 중 몇몇이 지휘관에게 소리를 질렀다니까요.
'야~ 쟤들 좀 쉬게 해줘라'
서로 팔깍지를 낀 채 부동자세로 몇 시간을 서 있는 젊은 경찰들을 정말로 안쓰러워하면서...
이그~ 속 없는 사람들...^^
대검찰청 맞은 편, 서울고검 담장에도 풍선과 현수막을 걸고 몇몇은 그리로 올라갔습니다.
대검찰청 정문을 바라보기에 전망이 가장 좋은 곳... 1등석이죠.
덕분에 그분들은 그 댓가도 톡톡히 치루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현수막이 구겨지면 어서 똑바로 펴라고 아래에서 계속 성화를 해댔으니까요.
처음 소식은 '12시에 나오신다' 였는데... 1시랬다가 2시랬다가 오락가락 합니다.
그때부터는 모두들 DMB를 켜들고 기다립니다.
12시가 넘자 맞은 편 대검찰청 청사 앞에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생중계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YTN 생중계 화면을 휴대폰 DMB로 보면서 초조하게 배웅을 준비하는 거죠.
중간에 해프닝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철문이 열릴 때마다 '나오신다' 하고 보면... 대검 직원들, 그리고 나중에는 검찰총창의 승용차더군요.
'저 넘들 봐라~ 대통령님이 아직 청사에 계신데 먼저 퇴근을 한다...?'
새벽 대검찰청 앞, 이제는 지나가는 차량도 한산하지만 여전히 불 밝힌 대검찰청 건물을 마주 보며 오직 경찰과 우리 뿐이 없는 이 자리... 훗날 어떻게 기록될지 모를 이 초현실적인 풍경에 진저리를 치고 있을 무렵.
마침내 청사 앞에 그분의 모습이 나타나셨습니다.
나중에 뒷풀이 장소에서 TV로 본 노짱님의 표정... 이때의 이 자신감 넘치는 여유로운 미소.
그곳에서만 3시간... 아니 그날, 대검찰청 앞 거리에서 아침부터 이어졌던 고단했던 하루의 긴장과 피로를 덜어내기에 모자람이 없었지요.
그분이 가십니다.
아마도 그가 지내오신 날들 중에 가장 고단했던 하루로 기억되었을 그날을 뒤로 하고 그분이 가십니다.
보고 계실까요? 보고 계신다면 조금이라도 그분이 힘을 얻으셨을까요?
오늘 하루, 우리가 이곳을 지키며 당신과 함께 했던 것이 당신을 온전히 지켜내는 것에 작은 힘이라도 되었을지요.
'노무현 짱' '노무현 짱'
견우와 직녀도 아닐텐데... 끝내 오작교는 건너 보지도 못한 채... 더 이상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우리의 외침은 이어졌고, 그 새벽 거리에서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는 것으로... 그렇게 긴 마중과 배웅이 모두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미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있었습니다.
노짱님, 봉하에서 뵙겠습니다.
뒷이야기
떡찰 대신이었을까요? 약속한 것도 아니었는데 보란 듯이 풍선을 모조리 밟아 터트린 후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일이었고요. 모두들 이곳저곳으로 쓰린 몸과 속을 풀기 위해 흩어졌죠. 서울광장과 대전, 충남광장이 함께 찾아갔던 곳은 교차로 주변의 콩나물국밥집이었는데 그 새벽만큼은 완전 봉하국밥집으로 되었답니다.
연행된 분들의 수가 워낙 되는지라, 그날의 뒷풀이는 그 다음날 저녁까지 성동경찰서 앞 어느 주점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배웅을 하지 못해 원통해하는 그분들을 위해 석방될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두부김치와 동동주를 곁들이며 마지막 새벽의 모습을 전해주어야 했으니까요. 면회를 갔을 때, '아침 뉴스에서야 노짱님의 모습을 봤다'며 울먹거리더군요.^^
아침부터 마중과 배웅 준비에 수고하신 서울광장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대전 충청 강원 호남은 물론이고 멀리 대구와 부산까지, 전국에서 달려오신 대한민국의 모든 노빠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뒷소식을 조심했던 것도 있었지만 이곳저곳으로부터 사진을 모아 올리느라 아주 늦어버린 그날의 후기를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노무현과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http://usimin.co.kr/2030/bbs/tb.php/ANT_T200/30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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