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픈 영화 ‘마농의 샘’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기억에 남는 영화는 뭐에요?”
“감동적 이였던 영화가 무엇이었나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꼭 떠올려지는 영화가 있다.
‘마농의 샘’
프랑스 영화는 볼 때 좀 우중충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나도 그러한가보다.
고등학교 시절 이였던가? 우연히 기대하지 않고 보게 되었던 영화가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 속에 등장한 인물들이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나의 뇌리에 그려지며
인물각자가 나에게 주었던 감동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곱추로 나온 마농의 아빠 ‘쟝’, 제나르 드빠르디유..
이 영화를 보고난 후 프랑스배우의 어려운 이름도 외우게 되고 그가 나온 영화를 주목하며
찾아보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던 이브몽땅. 극중 ‘세자르’란 인물로 나오고,
세자르의 조카인 ‘위골랭’으로 ‘다니엘 오뜌’라는, 외모만 봐서는 과연 배우 맞나 싶을 정도의
아주 평범한 인상의 배우가 나온다. 극중 마농을 좋아하는 위골랭이 참 인상적 이였다.
마농은 ‘엠마뉴엘 베아르’라는 배우이고 영화 속에서는 미지의 소녀처럼 대사도 많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간략하게 영화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1920년,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병역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위골랭은 백부인 세자르의 집
근처에 정착한다.
위골랭은 카네이션 재배에 꿈을 갖고, 시험 재배를 한 다음 백부에게 보여준다.
백부인 세자르는 그의 계획에 동의하고, 투자하기로 한다.
그러나 자신의 땅에 물이 없음에 불만인 위골랭은 인접한 카모완 가(家)의 토지에 샘이 있음을 알
고 간독하고 음흉스런 지주 세자르와 음모를 짜고 그 땅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막아버린다.
이때부터 샘을 배경으로 3대에 걸쳐 사랑과 숙명의 역사가 시작된다. 땅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막아버린 그들은 그 땅을 싸게 사려는 속셈이었다.
이때, 그 땅의 주인이자 한때는 세자르의 연인이기도 했던 플로레트가 얼마 전에 죽어 그녀의
아들인 쟝에게 물려진다. 쟝이 자신의 아들인지도 모르는 세자르는 쟝이 도시사람에다
곱추이므로, 분명 땅을 팔려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쟝은 아내 에이메와 딸 마농을 데리고,
프로방스로 이사를 와 농사를 짖는다.
이에 위골랭과 세자르는 물이 없어 오래 견딜 수 없을 것이란 걸 알고 친절하게 대해준다.
얼마간 쟝이 가축을 불려나가고 농사를 잘 짖지만 곧 가뭄으로 물이 부족하게 된다.
마농의 샘은 한 농부가 물길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내용이다.
샘을 파려고 애쓰는 남편을 묵묵히 말없이 내조하는 아내의 모습,
온갖 노력에도 샘물이 솟아나지 않고 비도 비켜가는 순간 곱추 쟝이 하늘을 향해 절규하는 모습,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지며 기억이 난다.
“거기 누구 없소? 곱추로 살기가 쉬운 줄 아시오?”
또 사랑하는 마농의 머리끈을 주워와 가슴에 꿰매는 위골랭의 모습,
잔잔하게 그려지는 경치 좋은 시골 산마을의 물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가
나에겐 참으로 야릇한 느낌으로 기억속에 지워지지 않는 영화가 된것이다.
2008, 가을의 끄트머리에서 감동적인 옛날 영화 한편 권해달라고 하면 나는 이 쾌쾌 묵은 듯한
골동품 같은 영화 ‘마농의 샘’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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